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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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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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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6

내용

인공조명이 드물어 밤이 유난히 캄캄한

시골에서는 밤길을 다닐 때 손전등이 꼭 필요하다.

전기가 없던 옛날에는 달이나 별처럼 자연조명

역할을 담당했던 생명체가 있는데, 바로 반딧불이다.

배 끝부분에서 노란색 혹은 황록색의 빛을 내는

여러 마리의 반딧불이가 논밭 위를 날아다니면,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그 불빛을 하염없이 쫓아다니곤 했다.

‘형설지공(螢雪之功)’ 말고도 반딧불이를 모아서 등불 대신

사용했다는 여러 기록이 남아 있는 걸 보면,

선조들에겐 꽤 중요한 밤동무가 아니었을까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 오염으로 인해 반딧불이의

서식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칠흑 같은 어둠을 은은한빛으로 밝혀 주는 반딧불


이처럼,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모인 ‘반딧불공동체’를 만나 볼 차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구성된 이들은

푸드 트레일러에 모여 카페용 음료 만드는 법을

배우고 새로 메뉴를 개발하는 한편,

트레일러 운영 전반에 대한 방법을 공유하며

직업 체험 학습의 장을 열고 있다.

이 공동체는 구성원의 연령대 폭이 20대 청년부터

50대중년까지 비교적 넓은 덕분에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소비자의 취향과 니즈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즉, 메뉴를 개발할 때 각 세대의 문화와 입맛을

두루 고려할 수 있으며, 따라서 여느 카페보다

다양한 음료를 만들 수 있다.


“알고 보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참 많은데

취업의 문은 여전히 바늘구멍보다 작다고 보면 됩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인식이 점차개선되면서

지역마다 직업 재활 시설이 마련되었다고 하지만,

포천시도 그렇고 저희가 사는 소흘읍은 더더욱

열악한 게 현실입니다.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일할 기회가 더 많이

생겨나야 하고, 더불어 개인의 자질과 적성, 재능을

파악할 수 있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늘어난다면,

복지 사회는 저절로 실현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운영하는 푸드 트레일러를

포천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한 구성원을 중심으로

음료 만들기 교육과 메뉴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푸드 트레일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반적인

과정도 알려 준다.

단, 메뉴를 개발하려면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비용을 몇몇 사람의 기부금으로 충당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지원하여

좀 더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메뉴 및 푸드 트레일러 운영 전반에 대한

기반이 단단히 다져지면, 지역 사회 내 더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반가운 것은 이들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쌓아온

노하우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무료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푸드 트레일러를 운영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반딧불공동체는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부단히 노력해야 손님을 만족시킬수 있다는 걸 깨달은 바 있다.


“작년 가을, 경기도의장배 태권도 대회 행사장에서

의뢰가 들어와서 처음으로 푸드 트레일러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보람도 느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 먼저 떠오르네요.

완벽히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난 겁니다.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제때 음료가 나가지 못하자,

결국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죠.

그야말로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귀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계속 연습하면서 실전에 반영해 나가야죠.”


실수와 실패의 경험은 틀림없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다.

오히려 사업 초기에 실수를 맛볼 수 있었던게

이들에게는 행운일지도 모른다.

김동현 대표의 말대로 그날 경험이 더 철저한

준비와 연습을 하도록 자극해 주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소흘읍에 가면 흔한 메뉴가 아닌 반딧불만의

개성 있고 맛있는 음료를 개발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의 창의력이 담긴 개성 만점 음료는 ‘여명(黎明)’이라는

이름을 단 푸드 트레일러를 통해 맛볼 수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관광 자원이 풍부하고 테마별


관광이 가능한 포천 전 지역에서 하루 빨리 반딧불의

트레일러가 반짝반짝 빛을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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