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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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나눔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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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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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

내용

해마다 어버이날이면 자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하는데, 다수의 부모가 ‘용돈’이라고 말한다.

시대 변화에 따른 세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설문이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개인주의가 세련된 문화인 양 자리 잡으면서

부모와 자식 간 의무이자 책임이었던 보살핌과 정이

점차 사라지고, 간편하고 실속 있는 돈이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까닭은 아닐까.

이렇게 돈으로 간단히 부모에대한 의무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식이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돌봄을 받지 못해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더구나 기대 수명이 90세를 넘어서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의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므로 외로움에 더해 가장 중요한끼니

해결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정기적으로 따뜻한

한 끼 음식을 제공하는 말동무가 생긴다는 것은

그 가치를 값으로 매기기 어렵다.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일찌감치 깨닫고 12년째 지역

어르신을 부모처럼 섬기고자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순수 봉사 공동체 ‘참나눔’을 만날 시간이다.


“2007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지인을 따라서

홀로 사는 한 어르신 댁을 방문했는데요.

냉장고를 열어 보니 말라비틀어진 반찬과 간장

종지가 덩그러니 놓여 있더군요.

힘겨운 삶의 단면을 마주한 것 같아 참마음이 쓰리고 아팠습니다.

비단 그분만 아니라 많은 어르신이 같은


처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자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반찬나눔을 시작하였고,

집을 방문한 김에 건강과 안부를 살피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두세 명이 함께했지만,

2010년에 푸드뱅크와 연계한 후로 현재

열 명이 봉사자로 활동 중입니다.”


박상영 대표가 참나눔이 순수봉사단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하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여가를 활용하여 자기만족과

필요를 채우는 이도 종종 있는데, 참나눔 일원들은

어떤 개인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오직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마음에만 지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나눔은 수익 사업을 하는 공동체가 아니므로

어르신들의 다른 필요를 보면서도 바로 채워 주지

못해 애탈 적도 많다.

그렇지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위급한 상황에

놓인 어르신을 병원으로 모셔 생명을 구하거나,

취약 계층 어르신들을 10여 년간 돌봐드리다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함께했던 경험은 봉사자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를 계기로 공동체 지원사업에 공모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십 원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신중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몇 년 전 모처럼 어르신 몇 분을 모시고 바다로

나들이 간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여든이 넘은 나이에 바다를 처음 보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 순간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더 많이

기획해야겠다고 다짐했죠.

한 어르신은 처음 뵈었을 때 38kg의 여윈 몸이었는데,

정성스러운 반찬 덕분에 살이 쪘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하십니다.

밥보다는 사람이 그리워 이야기를 나누는 걸 더

즐거워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봉사는 보람도 있지만, 과정에서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참나눔 식구들은 몇 마디 안부만건네도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아주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봉사란 물질보다는

마음이 우선이라는 걸 배워 나간다.

그래서 마음을 전할 또하나의 행사 ‘IF 데이’를 기획 중이다.

어르신들과 지역 주민을 초대하여 음식도 나누고 음악을 즐기는,

시골 잔치와 같은 흥겨운 만남의장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먹고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 어울리는

가운데, 이웃 간 정이 더욱 깊어지고 큰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봉사가 지속되고 확산하려면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의 역량 강화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 함께 자격증 취득 과정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봉사자의 능력이 다양해지면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날 테니까요.

시에서 공동체를 위한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해 주신다면, 이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10년 후에도 어르신과 이웃을 섬기는 자리에

항상 존재하고 싶은 게 저희 바람입니다.

그리고 저희 손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도 같은

취지의 봉사 공동체가 생겼으면 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모여서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고, 각 가정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이들의 발소리가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한없는

반가움이자 삶의 희망이 되고 있을 것이다.

진짜 나눔이 무엇인지 체험해 보고 싶다면,

포천의 참나눔과 함께 하루를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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